#수행 #깨달음 #견성 #본성 #선문답 #간화선
수행이 과정이면 깨달음은 목적지입니다. 그렇다면 수행을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해야 목적지인 깨달음에 이를 수 있을까요?
그리고 깨달으면 완전히 끝인지, 아니면 깨닫고 나서도 일정 시간 동안 계속해서 수행을 해야 하는지도 의문일 것입니다. 이런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당나라의 승려인 종밀(宗密)은 다섯 가지 경우수를 상정하게 됩니다.
첫 번째는 가장 보편적인 것으로, 순서대로 단계를 밟아서 일시에 깨닫는 점수돈오(漸修頓悟)입니다.
두 번째는 닦는 과정을 일시에 뛰어넘고 서서히 깨달아 나가는 돈수점오(頓修漸悟)입니다.
세 번째는 ‘급하면 체한다.’는 말처럼 서두르지 않고 수행하여 마치 과일이 익듯이 서서히 깨닫는 점수점오(漸修漸悟)입니다.
네 번째는 단번에 깨달은 뒤에 깨달음을 숙성시켜 나가는 돈오점수(頓悟漸修)입니다.
다섯 번째는 일거양득이라고 한꺼번에 깨달음과 그것의 숙성을 해결하는 돈오돈수(頓悟頓修)입니다.
자 그렇다면 이상의 다섯 가지 깨달음의 과정 가운데 어느 것이 진실에 부합할까요?
우리나라는 고려 중기의 승려 지눌(知訥)이 돈오점수를 채택한 이후 줄곧 이것을 교과서로 삼고 있습니다. 물론 수행자에 따라 돈오돈수나 점수돈오를 주장하기도 하지만 가장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역시 돈오점수입니다.
사실 점수점오(漸修漸悟)나 돈수점오(頓修漸悟)는 가능한 경우수를 모두 제시하기 위해 억지로 끼워 넣은 성향이 짙습니다. 그래서 이 둘을 제외한 나머지 셋이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우선 점수돈오(漸修頓悟)는 가장 평이하게 보입니다. 열심히 수행하여 깨달음을 얻자는 보편적인 명제니까요.
그런데 수행승들이 이렇게 평범한 주장을 하면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는지 대부분 돈오점수(頓悟漸修)에 애착을 갖습니다.
그리고 사실 돈오(頓悟)는 선종(禪宗)의 선문답이나 간화선과도 잘 부합하는 면이 있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선종(禪宗)에서 돈오점수(頓悟漸修)를 교과서로 채택한 건 당연합니다. 그리고 좀 더 주목을 받고 싶은 수행자들은 파격적인 돈오돈수(頓悟頓修)를 주장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느 것이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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