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7년 차의 필리핀 댁 임지혜 씨(아이렌 아빌롱, 43세)는 이른 아침부터 아르바이트에 나갈 준비를 한다. 약 8년 전부터 남편과 함께 딸기 재배를 위해 시댁에서 나와 생활했지만, 이번 딸기 농사에 딸기가 냉해를 입어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사가 잘 안된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라는데. 지혜 씨는 농사가 매번 이렇다 할 소득이 없는 이유는 남편이 딸기만 계속 재배하는 것이 아니라 메론, 백향과 등 여러 농작물을 계속 바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생계도 생계지만 지혜 씨가 꾸준히 아르바이트하는 이유는 바로 시댁에 맡긴 딸 셋과 함께 살기 위해서라는데. 하지만 번번이 소득이 없는 농사 때문에 모아둔 돈이 없어 지혜 씨는 날마다 술을 먹는 남편 앞에서 답답함에 짜증만 낼 뿐이다.
한편 시어머니 김순자 여사(79세)는 농한기에도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아침 식사 준비를 한다. 바로 큰 며느리 대신 세 손녀를 등교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손녀들을 키운 지 16년이 됐다는 김 여사는 혼자 살거나 남편과 둘이서 사는 주변 친구들이 부럽기만 하다. 거기에 손녀 셋도 버거운데 불의의 사고로 오른팔을 잃은 남편까지 돌보느라 힘든 나날을 보내는 김 여사. 지금은 몸이 성하지 않은 곳이 없어서 괜찮지만 해가 갈수록 김 여사는 본인이 아파서 아이들을 돌볼 힘이 없을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며느리가 손녀들을 직접 키워 줬으면 하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김 여사는 쉽사리 아들 부부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얘기하지 못하는데. 바로 아들 부부의 속사정을 김 여사는 잘 알기 때문이다.
며느리 지혜 씨는 아이들과 가깝게 지내는 시어머니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론 아이들과 더 멀어질까 봐 두려움이 크다. 김 여사는 며느리가 아이를 돌봤으면 하는 마음이 있지만 먼 곳에서 시집와서 아들 때문에 고생하는 며느리를 보면 안쓰러운 마음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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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정보
📌프로그램명: 다문화 고부열전- 낳은 정 며느리 기른 정 시어머니
📌방송일자: 2016년 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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